자동차로 국경 넘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바레인으로

한 달여간의 긴긴 라마단이 드디어 끝나고 이드알피르 연휴가 시작되었다.
사우디에서 처음 맞은 라마단은 생각보다 길었다.
아이의 학교 시간표가 바뀌고 애프터스쿨은 운영하지 않고 그 밖의 다른 과외수업들도 휴강해 버리는 등
가끔 스트레스 풀러 오전에 나가던 몰들도 오전에는 모두 운영하지 않아 한 달간 주말을 제외하고는 거의 집 밖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프타르 파티 등 흥미로운 것들도 많았다.
이드알피르 일주일 전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가를 떠난다.
우리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결국은 차로 갈 수 있는 바레인에 가서 푹 쉬고 맛있는 거 먹고 오기로
(사우디에서 금지인 돼지고기와 술이 허용되는 중동의 하와이 바레인!)
이번이 벌써 바레인 세 번째 방문이다.
이곳에서 일 년을 지낸 6살 딸은 바레인을 바흐레인이라고 제대로 발음한다.

가는 길이 황량한 사막뿐이지만 그래도 바레인에 가는 길은 항상 즐겁다.
리야드에서 4시간 30분쯤 걸리는데 생각보다 가볼 만한 거리이고 차 안에서 과자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하고 노래도 조금 부르다 보면 금세 도착한다.

단 우리나라처럼 휴게소 같은 것이 잘 되어있지 않아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이런 끔찍한 곳에 들러야 한다는 점
특히 여자는 짧은 하의 착용이 불법이기 때문에 긴 옷을 입고 다녀야 하는데 이들이 사용하는 수동비데 때문인지 관리가 잘 안 되어있는 화장실의 바닥은 항상 축축하게 젖어있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바레인에 가서 좋은 것을 하나 더 추가하자면 사우디에서 못 입는 반바지를 마음껏 입고 다닐 수 있다.
반바지 좀 못 입는 게 어떠냐 생각했지만 안 입는 거랑 못 입는 건 엄밀히 다르다.
무릎이 보이면 안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입던 옷의 절반은 이용할 수 없게 되어 그만큼 또 사서 채워야 한다는 것

두 시간 반쯤 가다 보면 바다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건조한 리야드에서 바레인으로만 넘어와도 코 밑이 촉촉해지는 느낌

국경심사대
사우디 쪽에서 나가는 검문소 2개
바레인에 입국하는 검문소 2개를 통과하면 된다.
리엔트리 비자와 이까마 등 간단한 절차를 마치고 통과한다.
이번엔 특히 더 빨리 패스해 줘서 톨게이트 지나가는 정도로 빠르게 통과했다.

가자마자 제일 먼저 방문한 베트남식당
사우디에서는 먹을 수 없는 포를 주문한다.
사우디에는 베트남 식당이 없다.
앞 테이블 중국인 아저씨들과 내 앞에 앉은 나랑 같이 살고 있는 한국아저씨가 국물을 마시면서 "으어어어어어어~~~~~~"
이런 추임새를 넣는다.
정겨운 아저씨 사운드와 함께 즐기는 궁물
여러 번 와도 항상 좋은 딸과 내가 좋아하는 나라 바레인
이번 여행도 ENJ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