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리얼 모로칸바쓰 함맘 체험! in Riyadh Moroccan bath Hammam

세모이_ 2023. 5. 19. 04:14


날씨 좋은 어느 평일 오전

육아에 지친 아줌마 둘이 중동의 모로칸바스를 체험해 보러 바깥세상으로 나가본다.

사우디아라비아 나라의 특성상 여성이 밖에 돌아다니는 일이 흔치 않아 여성을 위한 모든 서비스가 방문의 형태로 잘 발달이 되어있는데 오늘은 여성전용 스파시설로 직접 방문해 보기


청담동에 있을법한 대형건물 스파

땅이 넓으니 건물이 전부 큼직큼직하고 그럼에도 빈 땅이 여기저기 엄청 많다.

BAHENA

구글에 검색해 보았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24시간 오픈이라고 되어있지만 늦은 오후부터 일정을 시작하는 사우디안들 답게 오전 8시 반엔 아무도 없음



시설은 꽤나 근사하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차도 마시고 책도 보고 좋을 듯



웰컴 아라빅 커피포트는 어디에 가나 구비가 되어있군


내 친구 금발머리 아르헨티안 ㅋㅋㅋ

한국아줌마 두 명을 상상했겠지만 반전 하하

하지만 너무 친해져서인지 이제 영어로 대화하고도 한국말로 떠든 것같이 친근하고 안 통하는 말이 있어도 척하면 척 다 알아듣는 내 베프

모로칸바쓰에 대해 좀 알아보니 한국식 때밀이 세신과 꽤 비슷하길래 나야 친숙했는데 저 친구가 어떻게 생각할지 몹시 궁금했다.

나의 모로칸바쓰 체험예정 소식을 들은 남편도 주변에 가봤단 사람 한 명도 못 봤다며 후기를 강하게 기다렸다.

우리는 모로칸바쓰 코스 중 직원이 추천해 준 로열코스를 선택하고 릴랙스마사지를 추가하기로

코스는 3가지인가 4가지쯤 있는 것 같았는데 로얄이 좋다고 추천해 주었다.

가격은 170 sar

오늘자 환율로 60000원

릴렉싱 마사지는 45분에 145 sar

집으로 방문해 주는 업체는 150 sar이고 비슷한 것 같다.

총 317 sar 지불에 오전 풀코스 예약 😀

한화 110000원에 고급스파와 마사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사우디 물가 가 식료품을 제외하면 외식비 등등 한국보다 결코 저렴하지는 않지만 인건비가 저렴해서 그런지 같은 값을 지불하고 훨씬 나은 서비스는 받을 수 있다.

나는 이것을 가격은 풋샵 서비스는 청담동이라고 일단락했다.



계산을 하고 입장

디테일이 A급은 아니지만 가성비치고는 훌륭한 시설과 재료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줌마들은 수다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란히 누워 수다 떨며 세신 받는 상상을 했는데 모든 룸은 프라이빗이란다.

아쉽지만 친구와는 잠시 바이바이.....



개인 룸은 꽤나 근사하다.

탈의실과 메이크업룸을 겸한 전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안으로 들어가는 시스템인데 담당 직원이 초반부터 따라다니며 시중을 들어준다.



대략 이런 느낌의 전실

가운을 제외한 모든 물품, 심지어 수건까지 일회용이라 너무너무 좋다.

두꺼운 부직포로 만든 일회용 타월이 마음에 들어 어디서 살 수 있냐고 물어보니 캄사캄사 샵에 가면 된단다.

1년 살면서 어깨너머로 아랍어를 약간 주워들은 게 있어서 캄사가 숫자 5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즉 캄사샵 = 5 리얄 샵

마치 한국의 다이소 같은 곳 ㅎㅎ



이제 입장할 차례

와우!!! 생각보다 훨씬 좋잖아?

깨끗이 소독된 돌침대가 나를 반기네

잠시 모로코의 왕비가 된 상상에 빠져본다.

이제 여기서 뭘 하느냐가 중요


볼에 담긴 팩 같은 것과 비눗물을 묻혀 저곳에 서서 먼저 간단히 씻는다.

여기서 충격적인 점은 내가 일회용 비닐팬티를 입고 서있기만 하면 필리피노 세신사가 실리콘 장갑을 낀 손으로 아기처럼 내 온몸을 닦아준다는 점!!!

부끄럽다는 사람도 있고 과하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너무 좋아!!!!!!!!

비눗물에 섞은 시커먼 색의 가루의 정체를 물으니 헤나의 성분과 비슷한 무엇이라고 했다.

빨개벗은 몸을 씻기면서 "몇 살이냐, 아기를 낳은 몸 같지가 않다"는 둥 인사치레를 하는 건 한국 세신사 아줌마 립서비스나 여기나 매한가지

사람 사는 덴 다 똑같다 ㅋㅋㅋ



세신을 받기에 앞서 한번 씻고 난 후 또 무언가를 몸에 잔뜩 발라주고 불리는 작업을 하는데 이점이 가장 한국식과 다른 점이다.

한국의 탕 속에서 불리는 방식과 다르게 여기는 습식사우나 방식

의자를 하나 가져다주더니 증기가 나오는 곳 앞에 앉아있으란다. 무려 15분이나 혼자......

이 과정만이라도 친구랑 같이하면 좋으련만 슈렉처럼 온몸에 팩을 바른 채로 룸을 오갈 수도 없으니 난 15분은 혼자 못 있으니까 10분만 있다 와달라고 했다.

다음엔 15분 명상의 시간을 증기 속에서 시도해 봐야지

약속된 10분 후에 세신사가 다시 등장했고 럭셔리 돌침대에 누워 서비스를 받는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여기서부턴 한국식이랑 거의 같다고 보면 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이태리 타월이랑 거의 흡사한 것을 사용한다.

내 아르헨티안 친구는 어차피 한번 쓰고 버릴 거니까 달라고 해서 챙겨 왔단다 ㅎㅎㅎ 좋아 보이던데 나도 가져올걸.....

세신 받으며 세신사와 수다 떠는 것 또한 세계 공통

세신 후에 또 아까 그 자리로 가서 부드러운 스크럽제로 한번 더 워싱 후 오트밀로 만든 마사지를 도포하고 샴푸 후 샤워하고 끝

벌거벗으면 사람 다 똑같단 말이 있는데 이 날 남의 손에 맡겨져 다뤄지다(?) 보니 그 말은 요즘시대에 틀린 말이 되어버렸다고 느꼈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붙은 적당한 근육, 청결하고 거스름 없는 손톱 발톱, 각질 없이 정리된 발 뒤꿈치, 잡티 없이 맑은 피부, 건강한 머릿결, 레이저로 정리된 몸의 잔털 등 여러 가지 항목에서 빈함과 부함, 부지런함과 게으름 등등을 평가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도 관리에 더욱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아주 만족스러운 모로칸 바쓰 후 바로 릴렉싱 마사지룸으로 향한다.


여기 또한 프라이빗 룸!

시트까지 모두 일회용이다.
가장 맘에 들었던 청결함

젊었을 땐 파워마사지가 좋았는데 이젠 살결 따라 림프순환정도 시켜주는 릴렉싱마사지가 더 좋다.

완전 릴렉싱하고나니 배가 고프다.

레스토랑에 머리가 산발인 채로 갈 수는 없는데



1층 로비에 내려가보니 이렇게 살롱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드라이 서비스를 해준다!!!!!

우아하게 말리고 다음 스케쥴 바로 가능한 시스템!

먼저 끝내고 기다리고 있는 내 친구

후기를 물으니 너무너무 좋다고 또 오잔다 ㅎㅎㅎ

나 또한 너무 만족이고 이런 게 있는 줄 알았으면 진작 와보는 건데 지난 1년이 아쉬울 지경

세신사가 함맘은 6개월에 한 번만 하면 된다고 하길래 한국에서는 매달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니 엄청 놀란다.

나는 그 중간인 3개월 정도 후에 다시 시도할 예정

함맘 이 아랍어로 화장실이라고 알고 있는데 모로코식 공중목욕탕도 함맘이라고 부르는 것을 처음 알았고 사우디의 함맘은 사실상 공중목욕탕은 아니고 프라이빗 서비스라는 사실

어쨌든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