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찐 사막사파리 NOFA WILDLIFE PARK SAFARI TOUR

사우디아라비아 에도 겨울이 존재한다.
11월 중순부터 기온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여 1월 중순쯤인 한겨울에는 최저기온 7° 최고기온 17°정도로 꽤나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는데 올 겨울은 비가 많이 와서 특히 더 춥게 느껴졌다.
게다가 50°를 넘나드는 여름을 겪은 후 계속 더울 것이라는 착각으로 잘못된 옷차림 + 고지대 (해발 700m)의 영향으로 나 자신의 체감온도는 항상 더 낮게 느껴진다는 점
하지만 겨울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언제 갑자기 더위가 찾아올지 모르니 시원한 계절에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부지런히 찾아서 즐겨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로 리야드시즌이라고 부른다.
어디 놀러 나가는 것 특히 야외활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애를 키우다 보면 다른 사람 하는 거 웬만한 것을 하고 살아야만 하는 순간들이 종종 찾아온다.
사파리투어도 아마 그중 한 가지

하지만 무슨 일인지 차를 타고 가면서부터 너무 신났다.
동네에서 볼 수 없었던 특이지형으로 만들어진 협곡과 같은 길을 지나고 휴게소에도 들리고 재밌는 것투성이!!
물론 나는 휴게소에서 파는 샤와르마를 절대 먹지 않겠다고 혼자 샌드위치와 커피를 굳이 굳이 찾아가야 했지만 자꾸만 한입 먹어보래서 맛본 샤와르마는 왜 또 맛있는 건지

집에서 차로 1시간을 넘게 가야 했지만 가는 길의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다행이다.

이번 투어는 나의 베스트프랜드 아르헨티안 가족과 함께했다.
내 친구 안드레아
삶에 적극적이고 뭐든 도전하고 항상 노력하고 밝은 에너지를 주는 안드레아와는 비슷한 시기에 리야드에 정착해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전까지 긴긴 시간을 함께한 육아 동지이기도 하다.
그녀가 없었다면 나의 독박육아 5개월이 어땠을지 감히 상상도 가지 않는다.

우리 가족 티켓
티켓은 1인 150 리얄 (한화 50000원 정도)이다.
대부분의 시설이 6세 이하의 아동은 무료이지만, 이곳 사파리는 2세까지만 무료라는 점
주치를 하고 티켓을 보여주면 준비된 벤에 탑승해야 한다.
예약시스템이어서 우리 일행 8명을 위한 투어가 준비되어 있다.

버스를 타고 끝도 없어 보이는 사막을 달리는데 이건 그냥 시작의 시작도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땅이 넓으니 철조망이 무색할 정도의 광야가 모두 동물들의 우리이다.

여기가 베이스캠프(?) 같은 곳
여기에서 다른 사파리 차량을 타고 이동한다.
옛날 연회장처럼 생긴 이곳에서는 커피와 티, 비스킷 등을 무료로 제공하며 간단한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다.

귀여운 아가들
세명 모두 기분이 아주 좋아 보인다.

베이스캠프 앞쪽을 파노라마 샷으로 찍어본 것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은 사막

티타임을 즐긴 후 사파리 차량으로 이동한다.
우리 일행만 따로 이용할 수 있어서 너무 편리하다.

드디어 출발

가장 많은 동물은 타조
나중에 출구 쪽에 보니 타조의 알을 부화시키는 부화장이 따로 있었다.
너무 넓으니 알 찾으러 다니는 것도 엄청난 일이겠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법한 모습을 한 뼘 발치에서 직접 볼 수 있으니 너무 흥미로웠다.

우리나라 사파리처럼 드라이버가 해설도 해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서비스는 없었다.


이곳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걷지 않아도 된다는 점
이것은 중동 어디를 가던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더운 날씨와 대중교통의 부재와 낮은 노동임금으로 인해 돈만 있으면 아주 편리하게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는 나라이다.
특히 나처럼 야외활동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너무나 적합하게 대부분의 시설이 실내에 있고 이렇게 부득이하게 실외에서 하는 활동도 모두 인간위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

잘 짜인 동선을 편안히 앉아서 관람하고 먹이를 주거나 체험이 필요한 곳에는 차에서 다리를 바로 놔주어 관람하는 곳에 연결해 준다.



좁은 우리에 갇혀 훈련당하는 우리나라 동물원의 동물들에게 동정심이 생기는 순간

드디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기린체험에 도착했다.
기린에게 상추를 나누어주는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사람이 먹는 것보다도 더 싱싱하고 좋아 보이는 로메인 상추를 한 보따리 실어다 주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악당같이 못되게 생긴 타조들이 먼저 와서 설치는 바람에 기린이 우리 쪽으로 오질 않는다.

못된 타조 녀석.....
그나저나 타조가 상추를 이렇게 잘 먹는지 처음 알았네

저 멀리서 기린이 다가오질 않자 지프차 한대가 나타나더니 기린을 우리 쪽으로 몰아주기 시작한다.
이 부분에서 중동의 인본주의에 격하게 감동했다는 점
지난여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동물원에 방문했는데 거기는 너무나 동물위주여서 야행성 동물파트는 너무 캄캄해 도대체 무슨 동물이 있는 건지 전혀 보이질 않고 다른 곳들도 전부 동물이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게 설계되어있어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던 기억이 ㅎㅎㅎ
남편이 이러려면 사람한테 입장료를 왜 받는 거냐고 화를 냈다.
하지만 여긴 돈낸사람이 갑인 시스템이군

그렇지만 약간의 걱정은 피딩구역에 있는 동물들이 아무래도 너무 많이 먹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
하지만 이곳 규모로 보았을 때 이런 구역이 여러 군데로 나뉘어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기로 한다.
그나저나 타조가 이렇게 얄밉게 생긴 줄은 처음 알았다.
이 정도로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없었던 탓이겠지

현재 5살 반인 딸은 타조를 무서워하고 기린을 좋아하고 얼룩말도 좋아했다.
특히 먹이 주는 것에 흥미가 많아 아빠에게 기린 상추주라고 성화를 하는 바람에 기린이 그의 손을 핥아 끈적한 침이 묻는 일도 발생하였다.
지난번엔 콧물을 사정없이 분사하는 코끼리에게 바나나주기 체험하러 갔다가 미스트 맞더니
모성애보다 강한 부성애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리 가족에게서 매 순간 입증된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막을 지나

드디어 또 어딘가에 내려준다.
독수리를 팔에 올려볼 수 있는 체험
좋은 점은 먹이 주기나 이런 체험이 모두 무료라는 것.
물론 입장료를 지불하기는 하지만 5만 원에 이 정도 서비스면 꽤나 만족스러운 편이다.
일행 모두가 체험해도 된다며 직원들이 아주 친절하고 밝다.

다음은 작은 동물들에게 먹이 주기 체험
토끼를 좋아하는 딸은 토끼우리에서 직접 토끼관찰도 하고 먹이도 주면서 아주 즐거워했다.
이밖에 연못에 있는 잉어에게 밥 주기,
원숭이에게 땅콩주기 등등
모든 먹이 무료제공에 포대로 가져와 나누어주어서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원 없이 체험 가능했다는 점이 아주 만족스럽다.
단 원숭이들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걱정될 뿐

마지막으로 낙타 타기 체험도 있는데 이 나라의 안전불감증은 항상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낙타가 보기엔 몰라도 직접 타고 일어서면 높이가 엄청난데 애들끼리 태운다는 점이 놀랄 노자
이렇게 투어를 마치고 나면 다시 처음 베이스캠프에 데려다주었던 봉고차가 와서 주차장까지 데려다주는데 그곳에 미니놀이터와 쉼터가 있어서 아이들이 또 신나게 놀 수 있다.
이 사파리를 리야드의 몇 안 되는 (그리고 몇 안될) 추천하고 싶은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하겠다.
물론 날씨가 시원하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Nofa Wildlife Park
059 325 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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