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리야드에 방문한 친정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주말이다.
남편은 매주마다 어딜 모시고 가야 할지 고민하지만 참 여긴 갈 곳이 마땅찮다.
게다가 이제 여기가 자기 나라처럼 느껴지는 남편은 어디의 무엇을 보아도 자신에겐 더 이상 아무것도 이국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객관적 판단마저 불가능한 상태
그래도 그 나라 전망대는 한번 가봐야 하지 않겠냐는 나의 제안에 알 파이잘리아 타워에 가보기로 했다.
전망대는 킹덤타워도 많이 가지만 거긴 레스토랑이 별로라며 뷰 마저도 킹덤타워가 보이는 파이 잘리아를 모두가 더 선호한다길래 그러기로 했다.
우리가 예약한 레스토랑은 저 건물 윗부분의 동그란 구 가 있는 부분에 자리한 '더 그로브'
주말 하이티를 예약해 두었다.
한국 아줌마들이 좋아하는 그 에프터눈티 말이다.

쇼핑몰은 여러 번 와보았지만 호텔 쪽으로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엘리베이터에 문양까지 건물의 모양을 새겨 넣어 멋있어 보인다.
모양은 롯데타워랑 꽤 비슷해 보인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엔 이곳의 대부분 주요 시설들이 그러하듯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하이티 시작시간이 3시라 1층에서부터 통제하고 3시에 게이트 열어준다고 해서 바깥을 조금 구경 중
파이잘리아 타워의 역사가 써져 있는 외벽도 둘러보고 관광객처럼 사진도 찍었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카드를 가진 직원이 엘리베이터에 같이 탑승해 안내를 도와준다.
이곳은 아직 31층이고 여기서 아까 그 동그란 공까지는 다른 엘리베이터를 갈아타고 다시 이동해야 한다.
카드키가 없으면 엘리베이터 버튼이 안 눌리기 때문에 게이트맨과 항시 동행해야 한다.

드디어 The Globe 도착
첫 타임인 오후 3시에 예약했더니 날씨가 쨍하고 좋다.
구름 위에 온 기분!!

모던한 인테리어에 편리한 의자, 유리테이블과 생화장식

내가 요즘 관심 있어 하는 스폿조명까지 ㅎㅎ
테이블마다 하이티 코스가 3단 트레이로 제공되고 약간의 뷔페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보통의 시스템처럼 그냥 트레이와 차나 커피 중 한 번만 고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뷔페에 생각보다 다채로운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티가 무제한 제공이라서 좋았다.

디저트뷔페 에는 내가 좋아하는 케이크가 잔뜩
이중 가장 맛있었던 것은 생딸기콤포트로 만든 마카롱이랑 크림브뤠
크림브뤠에 커스터드를 도대체 어떻게 만든 건지 태어나서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맛이었다.
그 밖의 나머지도 전부 훌륭해 보였지만 너무 배가 불러 다 먹어볼 수 없어 아쉬웠다.



그밖에 과일과 간단한 롤과 초밥, 스프링롤과 크로켓 등 식사까지 함께 있어서 대만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퐁듀코너는 어린이의 키에 맞춰 낮게 배치해 놓은 것도 센스만점
다른 뷔페는 퐁듀가 꼭대기에 올려져 있어서 직접 해보려면 애를 안아 들어 올려야 하는데 위의 것과 중복이기는 하지만 케이크까지 낮은 테이블에 몇 가지 놓아주어서 아이가 직접 서브할 수 있는 점이 참 좋았다.

직접 퐁듀를 즐기는 어린이
단점: 초코를 너무 많이 먹을 수 있음
스텝 모두 친절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아이를 위해 너겟과 프라이를 따로 만들어 가져다주는 등 세세한 곳에서 정성이 느껴져서 고마웠다.

늦은 아침식사 후 점심을 건너뛴 관계로 스시부터 먹어본다.
연어가 아주아주 신선했고 롤도 기대이상이었다.

트레이가 등장했다.
성인 3인에 아이 1명인데 2개의 트레이가 등장
이것만 해도 너무 많다

아래층부터 살펴보자
간단한 샌드위치와 롤
뷔페 쪽의 음식은 전부 웨스턴 스타일과 맛이라 다 마음에 들었는데 메인인 트레이 디저트는 전체적으로 별로였다.
특히 치즈를 굴려 피스타치오를 입힌 디저트에서는 양 겨드랑이 냄새가 났다.
어느 날부터 할루미치즈에서조차 양의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된 나

마음에 들었던 2층 접시
영국식 크림스콘과 달지 않은 생크림이 함께 제공되었다.
딸기콤포트와 곁들여먹으니 세상 행복하고 고급진 맛
남편은 이 퍽퍽한 빵을 대체 무슨 맛으로 먹는 거냐며 의아해했다.
본인이 여기에 와서 앉아있는 것 자체가 날 위한 희생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싶었던 것일까
하지만 이 나라에선 드라이버 없이 아무 데도 갈 수 없기 때문에 당신도 여기 앉아있어야만 해....

3층 마지막 초콜릿 샘플러들
전부다 한입씩 맛보았지만 맘에 드는 것은 3종류 정도이고 나머지는 아라빅스타일이라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상당히 고급이었던 점은 인정함

커피를 주문해 본다.
얼죽아인 남편 지못미
당연히 아이스아메리카노는 메뉴에 없고 뜨아뿐
하지만 이탈리안스타일 커피라 좋았다.
아랍이나 남미커피 아니면 굿굿

다음은 티도 즐긴다.
참고로 뒤에 보이는 물은 이태리 토닉워터 병으로 주문했는데 물 한 병에 45 리얄 (15000₩)
값을 떠나서 난 유럽물에서 나는 특유의 비린내가 싫어서 차라리 사우디 물을 선호하는 편인데 여긴 다 유리병에 들어있는 Aqua Panna 뿐이다.
에비앙이 유명한 이유는 유럽브랜드 물 중 그나마 나아서인 것 같은데 한국에서 왜 4000 원주고 에비앙 사 먹는지 모르겠네
삼다수 드세요 대한민국 암반수가 최고 👍

Tea는 중국산 JING으로 준비되어 있다.
다른 건 중국산 싫지만 TEA는 뭐 오케이
하지만 나는 역시나 영국차를 더 선호하는 편
잎차와 티백 모두 준비되어 있고 가장 좋았던 티는 역시나 얼그레이이다.

낮에 보는 전망은 그냥저냥 이었지만 높은 곳에서 사우디의 전망을 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나름 꽤나 흥미로웠다.
참고로 건물의 색상이 다 흙색인 이유는 어떤 색으로 칠해놓아도 강한 해와 모래바람 때문에 색이 바래 다 똑같아지기 때문이다.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한층 위로 올라가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곳이 바로 포토스폿이기 때문!!!
기억의 끝자락 어딘가에서 찾아낸 오래전 나의 결혼식.
웨딩드레스를 입고 웃으며 메이크업숍 계단을 내려오던 내 모습이 잠시 그려졌다.
곧 완전히 저물어갈 나의 기억이여 ㅋㅋㅋ

2층은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의 체어가 준비되어 있다.
재떨이가 대놓고 센터에 있어 알고 보니 시가를 판매하고 피울 수 있게 되어있네

요즘 한국의 크고 작은 기업에서 사우디로 출장을 많이 오시는데 흡연자 보스 모시고 오면 칭찬받을지도 모르니 메모해 두시기를

기왕 온 김에 야경까지 보고 가고 싶어서 계산을 하고도 한참을 더 머물렀다.
그러고 보니 3시에 우리밖에 없던 이유가 다른 사람들은 4시 넘어서 드문드문 오더라
4시 반쯤 와야 해가 쨍할 때의 모습도 즐기고 야경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은 시간일 듯하다.

밤이 되니 더욱 고저스 해지는 분위기

아.... 좋다
참고로 한층 아래에 내려가면 전망대도 있어서 야외에서 전망을 감상할 수도 있다.
남편이 계속 여기 별로랬는데 대체 뭐가 별로라는 건지 모르겠네
나랑 엄마는 너무 좋았다 우리 딸까지 3대 모녀 모두 대만족



리야드에 출장이나 관광 오시는 분들에게
소심하게 추천하고 싶은 곳
알 파이 잘리아 타워
'사우디아라비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우디아라비아 치즈케이크팩토리 Saudi Arabia Cheese Cake Factory 치케팩 (1) | 2023.02.18 |
---|---|
사우디아라비아 브런치카페 PAUL BAKERY BRUNCH (0) | 2023.02.08 |
Riyadh Front Expo Centre, Saudi Arabia 리야드프론트 엑스포기간 즐기기 레이져쇼 명당 추천 (3) | 2023.02.07 |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찐 사막사파리 NOFA WILDLIFE PARK SAFARI TOUR (5) | 2023.02.01 |
리야드 더 글로브의 민낯 RIYADH THE GROVES (2) | 2023.01.31 |